규제가 바뀌었습니다. 우리 과제 중 몇 개가 영향받습니까
AI 시대, 관리한다는 것 - 13편
규제 개정안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지난 편들에서 이야기한 경로를 잘 갖춘 덕분에, 이번에는 늦지 않게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질문에서 막힙니다.
"그래서 우리 과제 중 몇 개가 영향을 받습니까?"
대부분의 조직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게 나옵니다.
"글쎄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각 과제 담당자에게 메일이 나갑니다. 자기 과제가 영향을 받는지 각자 확인해 달라고요.
며칠 뒤 답이 모입니다. 답을 안 준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록이 맞는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기억으로 찾습니다
앞의 상황을 다시 보겠습니다. 규제가 바뀌었는데 어느 과제가 영향을 받는지 모릅니다.
왜 모를까요. 어느 과제가 그 규제를 전제로 삼고 있었는지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사람의 기억에 의존합니다. 그 분야를 오래 한 사람이 "그거 A과제랑 C과제가 걸릴 텐데" 하고 짚어 줍니다. 대체로 맞습니다. 다만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빠지는 것이 생깁니다. 그 사람이 잘 모르는 부서의 과제, 지금은 조용한 보류 과제, 작년에 검토하다 만 것. 이런 것들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없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에서 계속 이야기해 온 문제가 여기서도 그대로입니다.
연결되어 있으면 범위가 나옵니다
앞선 편들에서 세워 둔 것들을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전략이 과제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계획을 확정할 때 전제가 함께 등록됩니다. 결정 기록에 그 판단이 무엇을 전제로 삼았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이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 앞의 질문에 대한 답이 조회로 나옵니다.
바뀐 것은 규제입니다. 그럼 그 규제를 전제로 삼은 것들을 찾습니다. 몇 개의 전제가 나옵니다. 그 전제들이 어느 계획과 결정에 붙어 있는지가 나옵니다. 그 계획들이 어느 과제이고 어느 전략에 속해 있는지가 나옵니다.
한 다리씩 건너가면서 범위가 그려집니다.
그리고 이건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애초에 연결해 두었기 때문에 따라갈 수 있는 것뿐입니다. 어려운 것은 조회가 아니라, 그때그때 연결해 두는 일입니다. 그래서 앞의 편들에서 등록과 기록을 그렇게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전부 다시 보면 마비됩니다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한 다리씩 건너가다 보면 범위가 계속 넓어집니다. 전제 하나가 흔들렸는데 따라가 보니 과제 여덟 개, 전략 세 개, 지난 결정 열두 건이 걸립니다. 이걸 전부 재검토하라고 하면 아무 일도 못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한 달에 몇 번씩 생기면, 사람들은 곧 그 알림을 무시하게 됩니다. 울리기만 하고 아무도 안 보는 경보가 됩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정도를 나누는 것입니다. 지난 편에서 전제에 상태가 있다고 했습니다. 흔들릴 조짐이 보이는 것과, 사실상 바뀌었지만 확정 전인 것과, 명확히 바뀐 것은 다릅니다. 조짐 단계에서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도면 됩니다. 확정된 단계에서야 재검토가 걸립니다.
다른 하나는 거리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 전제를 직접 근거로 삼은 계획과, 그 계획에 딸린 하위 과제와, 그 전략을 참조한 다른 결정은 시급성이 다릅니다. 전부 같은 무게로 알리면 진짜 급한 것이 묻힙니다.
| 구분 | 정도(전제 상태) | 거리(연결 단계) | 대응 수준 |
|---|---|---|---|
| 1단계 | 조짐 · 감시 중 | 직접 연결 | 지켜보고 있습니다 |
| 2단계 | 사실상 변경 · 미확정 | 직접 연결 | 영향 범위 파악 · 대비 |
| 3단계 | 명확히 변경 · 확정 | 직접 연결 | 재검토 착수 |
| 참고 | 확정 | 간접 연결(2~3단계) | 상위 결정 결과에 따라 판단 |
시스템은 알려주고, 판단은 사람이 합니다
한 가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연쇄가 하는 일은 "이것들이 재검토 대상입니다"라고 알려주는 데까지입니다. 실제로 계획을 바꿀지, 과제를 접을지, 그냥 갈지는 사람이 정합니다.
자동으로 계획이 수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위험합니다. 규제가 바뀌었다고 해서 반드시 계획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영향이 미미할 수도 있고,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고, 이미 대비가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이 하는 일은 그 판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판단 자체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고, 그 판단은 다시 결정 기록으로 남습니다.
관리 강도를 대상마다 다르게 둡니다
여기서 설계상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실패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기록을 남기는 체계를 만들 때 흔히 하는 실수가, 모든 것을 똑같이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고치든 사유를 적게 하고, 승인을 받게 하고, 이력을 남기게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면, 아무도 안 씁니다. 오탈자 하나 고치는 데 사유를 적어야 한다면 사람들은 시스템 밖에서 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스템에는 결과만 옮겨 담습니다. 그 순간 이 모든 구조가 무의미해집니다.
그래서 대상의 성격에 따라 강도를 나눕니다.
| 대상 | 관리 강도 | 기록 방식 |
|---|---|---|
| 일반 정보 | 가벼움 | 자유 수정 · 변경 이력만 자동 기록 과제 설명, 일정, 참여자 등 |
| 전제 | 중간 | 상태 전환 시 근거 필수 유효 → 감시 중 → 폐기 |
| 결정 기록 | 엄격 | 원본 불변 · 새 기록으로 이어 붙임 수정 아닌 추가 |
엄격함은 자원입니다. 어디에 쓸지 골라야 합니다. 전부 엄격하면 실제로는 아무 데도 엄격하지 않은 것과 같아집니다.
계획이 살아 있다는 것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계획은 확정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부터 관리가 시작됩니다.
지금 대부분의 조직에서 계획은 연초에 확정되고 연말까지 그대로 갑니다. 중간에 바뀌는 것은 실적뿐이고, 계획 자체는 고정된 기준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12월에 보면 계획과 현실이 한참 떨어져 있고, 다들 그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살아 있는 계획은 다릅니다. 밖이 바뀌면 전제가 흔들리고, 전제가 흔들리면 관련된 것들이 재검토 대상이 되고, 사람이 판단해서 필요하면 계획이 바뀌고, 그 판단이 다시 기록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에 새로운 전제가 붙습니다.
앞선 편에서 이야기한 기준 자체를 바꾸는 관리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이 이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설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현장에서 실제로 굴러가려면, 정작 이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게 어떻게 느껴지는지가 중요합니다.
솔직히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이런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입력할 게 늘어나는 것 아닌가.
다음 편에서 그 이야기를 정면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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