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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Insight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디지털 엔터프라이즈(Digital Enterprise)
실무편 38 / 45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디지털 엔터프라이즈(Digital Enterprise)

실무 이야기 - AVDE

정해진 것은 모두 시스템 안에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이라고 하면 대체로 설비를 떠올립니다. 공장 라인이 화면 안에 그대로 있고, 어느 공정이 돌고 있고, 어디가 병목인지가 보이는 그림이요.

생산만이 아닙니다. 구매도 그렇습니다. 발주가 나가고, 입고되고, 검수하고, 정산하는 과정이 시스템 안에서 다 보입니다.

정해진 것들은 이미 화면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져 보겠습니다.

우리 회사의 기획(Strategy & Action Plan)은 어디에 있습니까. 어느 분야에 진출하기로 했고, 무엇을 개발하기로 했고, 어떤 것은 접기로 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정한 이유는요.

오늘은 저희가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조건이 세 가지 바뀌었습니다

먼저 왜 지금인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세 가지가 겹쳤습니다.

하나, 기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빠르게 움직입니다.

예전에는 앞선 곳을 보고 따라가면 됐습니다. 무엇을 만들지가 이미 정해져 있었으니, 계획은 그것을 어떻게 더 빨리 더 싸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따라갈 곳이 없는 영역이 늘었습니다. 무엇을 할지부터 우리가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근거가 되는 조건들이 예전보다 훨씬 빨리 바뀝니다. 규제가 개정되고,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기술이 갑자기 나옵니다.

그러면 계획을 한 번 잘 세우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연초에 확정해서 연말까지 가는 방식은 조건이 천천히 바뀔 때 성립하던 것입니다.

둘, 고용 환경과 직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개인이 자기 경력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회사를 옮기는 것도 그렇습니다. 되돌릴 수 있는 흐름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쓰는 관리 방식은 담당자가 계속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계획서에 결론만 적고 왜 그렇게 정했는지는 안 적습니다. 회의록에 "A안으로 결정"만 남기고 나머지는 안 남깁니다. 필요하면 물어보면 되니까요.

그 가정이 깨졌습니다. 담당자 이동을 예외가 아니라 전제로 놓고 설계해야 합니다. 물어볼 사람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을 기본값으로요.

셋, IT 기술이 그 사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앞의 둘이 바뀌어야 할 이유라면, 이건 바꿀 수 있게 된 조건입니다.

정해진 자료원을 계속 훑어서 관련 있는 것만 걸러 오는 일. 흩어진 정보를 서로 연결해 두는 일. 어떤 조건이 바뀌었을 때 그것에 영향받는 것을 찾아내는 일.

예전에는 사람이 감당할 수 없던 일들이고, 지금은 됩니다.

개선이 아니라 다시 설계하는 것입니다

관리 체계를 손본다고 하면 대체로 지금 것을 조금씩 개선하는 방식을 생각합니다. 보고 양식을 정비하고, 회의 주기를 조정하고, 항목을 몇 개 추가합니다.

그런데 지금 쓰는 관리 방식은 그 자체가 다른 조건 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정보를 모으는 데 비용이 컸고, 흩어진 것을 연결해서 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사람이 오래 머무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요. 그 조건에서 최선이었던 방식을 지금 조건에서 개선해봐야, 그 방식이 딛고 있는 전제 자체가 이미 달라져 있습니다.

그래서 개선이 아니라 재설계입니다.

무엇을 관리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 무엇을 남길 것인지, 무엇을 사람이 하고 무엇을 기계에 맡길 것인지를 지금 조건에서 처음부터 다시 정하는 것이요.

그러면 관리 수준이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달라집니다. 앞선 곳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밟아온 경로를 그대로 따라갈 이유가 없습니다. 그 경로도 당시 조건의 산물이니까요.

그리고 이건 우리에게 오히려 유리한 지점일 수 있습니다. 관리 체계가 정교하게 굳어진 조직은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그 위에서 모든 것이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다만 오해가 없어야 합니다. 기술을 넣으면 저절로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업무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정리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합니다. 그 작업이 선행되어야 재설계가 성립합니다.

디지털 트윈이 성립하는 조건

이제 본론입니다.

지금까지 디지털 트윈이 적용된 영역을 보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고정된 설비입니다. 생산 활동이 여기 해당합니다.

라인이 어디에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거기 있고, 상태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로 옮길 수 있고, 지금 어느 지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정해진 절차입니다. 구매와 공급망 업무가 여기 해당합니다.

물리적 실체는 없습니다. 대신 처리 규칙이 밖에 정해져 있습니다. 발주하고, 입고하고, 검수하고, 정산합니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지가 규정으로 있으니 그대로 옮길 수 있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이 중요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앞은 물리적으로 정해져 있고, 뒤는 규칙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정해진 것과 실제를 비교할 수 있고, 그 차이를 보는 것이 이 트윈들이 하는 일입니다.

정리하면 디지털 트윈은 정해진 것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그런데 전략과 실행계획을 정하는 일 자체는 여기서 빠진 것이 보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만들지는 어디서 정해졌습니까. 어느 분야에 들어가기로 한 결정은요. 저 과제를 시작하고 이 과제를 접기로 한 판단은요.

그 단계에는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정해지지 않은 것을 정하는 단계니까요.

그러니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다룰 수가 없었습니다. 비교할 기준이 없고, 측정할 상태가 없고, 따라야 할 규칙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단계는 지금도 시스템 밖에 있습니다.

파워포인트 한 장에 결론만 적혀 있고, 왜 그렇게 정했는지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기억에 있습니다. 무엇을 전제로 했는지는 아무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만들려는 것은 이 단계를 대상으로 합니다.

기업의 의도, 판단의 원칙, 지금 정해 둔 방향. 그리고 그 위에 선 계획과 그 계획이 딛고 있는 조건들이요.

사본이 아니라 원본을 만드는 일입니다

여기에 차이가 하나 더 있습니다.

설비 트윈은 사본입니다. 현실에 원본이 있고 그것을 데이터로 옮깁니다. 설비는 원래부터 거기 있었고, 구매 절차도 규정집에 있었습니다.

기획 단계는 다릅니다. 옮길 원본이 없습니다.

의도와 판단은 어디에도 형태가 없습니다. 사람 머릿속에 있고, 문서에 흩어져 있고, 회의에서 말로 오갑니다.

그러니 이건 사본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원본을 만드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형태가 없던 것에 처음으로 형태를 주는 것이요.

그래서 Virtual입니다. 물리적 실체가 없는 것을 시스템 안에서 하나의 실체로 성립시킨다는 뜻입니다.

무엇으로 이루어집니까

두 개의 축이 있습니다.

하나는 인텔리전스입니다.

회사의 전략과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외부에서 오든 내부에서 오든 마찬가지입니다.

외부에서 오는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규제가 어디로 가는지, 경쟁사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기술이 나왔는지, 원료 시장이 어떤지.

내부에서 오는 것도 있습니다. 실험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위탁 기관 일정이 밀렸습니다. 핵심 인력이 나갔습니다. 예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들도 전략과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만 다를 뿐,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지금 이 신호들은 서로 다른 경로로 처리됩니다. 밖에서 온 정보는 기획 쪽에서 보고, 안에서 생긴 문제는 과제 회의에서 다룹니다. 그리고 밖에서 온 것은 대체로 담당자 개인의 즐겨찾기와 메일함에 흩어져 있어서, 회사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다른 하나는 내.외부 환경 변화를 반영한 실시간 살아 있는 계획입니다.

여기서 "살아 있는"이 중요합니다. 연초에 확정해서 연말까지 가는 계획이 아니라, 무엇을 전제로 세운 것인지가 함께 기록되어 있는 계획입니다.

전제라는 것은 그 계획이 사실로 놓고 있는 조건입니다. 이 약가가 유지될 것이다, 그 특허가 이 시점에 풀릴 것이다, 이 원료를 이 단가로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서에는 이런 것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적을 생각을 안 합니다. 그런데 계획이 무너지는 것은 대체로 계산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이 당연한 것들 중 하나가 바뀌어서입니다.

계획과 전제가 이어져야 반응합니다

하나만 있으면 안 됩니다.

계획만 있으면 죽은 모형입니다. 연초에 만들어 놓고 연말까지 그대로인 문서와 다를 게 없습니다.

신호를 감지하기만 하면 정보만 쌓입니다. 그것이 우리 무엇과 관련 있는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둘을 잇는 것이 전제입니다. 한 바퀴가 이렇게 돕니다.

계획을 확정할 때 전제가 함께 기록됩니다. 그리고 전제마다 무엇을 지켜봐야 그것이 흔들리는 줄 알 수 있는지를 정합니다. 어느 기관의 어떤 발표를 봐야 하는지, 어떤 지표가 어느 선을 넘으면 신호인지.

그것이 인텔리전스가 볼 대상이 됩니다. 밖에서든 안에서든 관련된 것이 들어오면 걸러집니다.

걸러진 것은 관련자에게 검토가 요청됩니다. 실제로 우리 계획에 영향이 있는지는 그 과제를 아는 사람이 봐야 압니다.

영향이 있다면 판단이 필요하고, 그 판단이 기록으로 남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정했는지, 어떤 대안을 검토했는지.

그 판단으로 전제가 갱신되고, 그 위에 선 계획이 재검토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새로 정해진 것에 다시 전제가 붙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조건들이 여기서 만납니다. 외부 환경이 빨리 바뀌어도 그것이 우리 어디에 닿는지 알 수 있고, 담당자가 바뀌어도 왜 그렇게 정했는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이렇습니다

AVDE, Allostatic Virtual Digital Enterprise입니다.

Virtual Digital Enterprise — 물리적 실체가 없는 기업의 기획 활동을, 시스템 안에서 하나의 실체로 두겠다는 뜻입니다.

Allostatic — 첫 글자를 여기서 가져왔습니다.

생물학에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정해진 정상 범위를 유지하려는 성질입니다. 체온이 벗어나면 다시 그쪽으로 되돌립니다. 기준값이 고정되어 있고, 벗어난 것을 원래대로 돌립니다. 이것이 통상의 Digital Twin의 관리방식입니다.

알로스테시스(Allostasis)는 다릅니다. 환경이 바뀌면 기준값 자체를 바꿔서 적응합니다. 고지대에 올라가면 평지의 산소 농도로 돌아가려 애쓰는 대신, 적혈구를 늘려 새 조건에 맞는 상태를 만듭니다.

관리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계획을 기준으로 두고 실적을 거기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바뀌면 계획 자체를 다시 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조건이 바뀌는 것을 감지해야 하고, 그 변화가 지금 기준의 무엇을 건드리는지 알아야 합니다.

앞이 인텔리전스이고 뒤가 살아 있는 계획입니다.

기존 Digital Twin 대상과 무엇이 다른가

제품 소개에서 안 하는 것을 말하는 게 더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설비나 공정의 트윈이 아닙니다. 그건 정해진 것을 이행하는 단계이고, 이미 잘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거래(Transaction) 업무를 다루지 않습니다. 구매, 회계, 재고, 급여. 기업 자원 관리 시스템이 훨씬 잘합니다.

실시간 감시나 이상 탐지가 목적이 아닙니다. 정상 상태를 정의해 두고 벗어난 것을 즉시 잡아내는 방식은 다뤄야 할 데이터가 압도적으로 많은 영역에서 강력합니다. 연구원 수십 명 규모의 조직에는 과잉이고, 그 정도 감시는 오히려 족쇄가 됩니다.

진척률을 촘촘히 집계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관리 항목을 늘리면 연구 시간이 줍니다.

그리고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전제가 흔들렸을 때 시스템이 하는 일은 "이것들이 재검토 대상입니다"라고 알려주는 데까지입니다. 실제로 계획을 바꿀지, 접을지, 그냥 갈지는 사람이 정합니다. 규제가 바뀌었다고 반드시 계획을 바꿔야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은 알려주고, 판단은 사람이 합니다.

지금 어디까지 왔습니까

개념 검증 단계입니다. 설계를 마치고 주요 화면을 만들어 실제로 돌려보고 있습니다.

구현 방식이나 기술 구성은 여기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제품이 아니라 무엇을 관리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가였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면, 업무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정리가 안 된 상태라면 그것이 먼저입니다. 시스템을 먼저 넣고 채우려 하면 빈 칸만 남습니다. 저희가 여러 번 확인한 것이고, 순서를 바꿀 방법이 없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저희 것을 파는 자리가 아니라, 귀사의 기획 단계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함께 보는 자리로 시작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25년 동안 제약·바이오·화장품·화학·건설·제조 분야에서 R&D 관리 체계를 함께 만들어 왔습니다. 납품이 아닌 동반 성장, 시스템이 아닌 기업 자산을 만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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