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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Insight기획의 재정의 — First Mover 시대의 역할과 책임
현장의 질문들 91 / 102

기획의 재정의 — First Mover 시대의 역할과 책임

현장의 질문들 - 31

기획은 보좌 역할이었습니다

기획은 오랫동안 위를 돕는 자리였습니다.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보고서를 만듭니다. 결정은 위에서 합니다.
그러면 기획의 산출물은 문서입니다. 전략 보고서를 내고 승인을 받으면 그 일은 끝납니다.
그리고 그 문서는 보관됩니다. 캐비닛에 들어가거나 공유 폴더에 남습니다.
보관될 뿐입니다. 그다음에 그것을 다시 여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전략은 의사결정권자가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전략은 문서에 다 없었습니다.
어디로 갈지, 무엇을 접을지, 왜 그런지. 의사결정권자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올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계속 있었으니까요.
그때는 그래도 됐습니다.
Fast Follower 시대에는 전략이 대부분 뻔했습니다. 무엇을 할지가 이미 보였고, 정할 것은 얼마나 할 것인가였습니다.
그래서 전략이 숫자로 표현됐습니다. 매출 얼마, 점유율 얼마.
방향이 자명하면 왜를 설명할 이유가 없습니다.

왜가 없는 결정은 안 됩니다

그런데 이 방식에는 처음부터 한 가지가 빠져 있었습니다.
결정은 났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는 모릅니다. 물어보면 "위에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답이 돌아오고, 그 이상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 몇 년이 움직입니다.

왜가 없으면 세 가지가 안 됩니다

따르는 쪽이 판단할 수 없습니다 — 상황이 바뀌어도 그대로 갑니다

나중에 되짚을 수 없습니다 —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음 결정에 쌓이지 않습니다 — 매번 처음부터입니다

그리고 의사결정권자도 바뀝니다

앞에서 그 사람이 계속 있었으니 안 남겨도 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전제가 깨집니다.
전략이 그 사람 머릿속에 있는데 그 사람이 나가면 전략이 함께 나갑니다.
그리고 새로 온 사람은 왜 이 방향인지 모른 채로 이어받습니다.
문서에는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가 있습니다. 왜 그렇게 정했는지는 없습니다. 그러면 바꿔야 할지 그대로 가야 할지를 판단할 근거가 없습니다.

맡긴 쪽과 맡은 쪽 사이에는 간격이 있습니다

주주는 경영자에게 맡기고, 경영자는 실무에 맡깁니다. 맡긴 쪽은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을 대리인의 딜레마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전략이나 R&D 프로젝트에서 특히 큽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래 걸립니다. 그 사이에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변하면 조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맡긴 쪽은 조정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전제로 그렇게 정했는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표로는 왜가 담기지 않습니다

이 간격을 메우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BSC처럼 여러 관점의 지표를 두고 보자는 방식입니다.
재무만 보지 말고 고객도 보고, 내부 프로세스도 보고, 학습과 성장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표로는 왜가 담기지 않습니다.
지표는 무엇이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왜 그렇게 하기로 했는지는 안 보여줍니다.
매출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은 결과입니다. 왜 그 시장을 골랐는지, 왜 그 제품이었는지는 숫자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략이나 R&D 프로젝트에 대한 의사결정에는 그 "왜"가 대부분입니다.

남겨야 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판단입니다

결과는 상황에 좌우됩니다. 판단은 그때 가진 정보로 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몰랐는지가 남아 있으면, 결과가 나빴어도 판단이 합리적이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건 감시가 아닙니다

아무것도 안 남으면 결과로만 평가받습니다.
남아 있으면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때 무엇을 보고 그렇게 정했는지가 있으니까요.
경영자 쪽이 오히려 근거를 갖게 됩니다.

First Mover 시대의 기획은 다릅니다

그리고 조건이 바뀌었습니다.
따라갈 때는 전략이 비교적 명확했습니다. 앞선 곳이 무엇을 하는지 보면 됐고, 우리가 정할 것은 얼마나 빨리 따라가느냐였습니다.
그러면 기획은 조사하고 정리하면 됐습니다.
First Mover가 되어야 하면 다릅니다. 어디로 갈지를 우리가 정해야 하고, 그건 조사만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Fast Follower First Mover
무엇을 할지 앞선 곳을 보면 됨 우리가 정해야 함
기획의 일 조사하고 정리 판단

기획의 성격이 조사에서 판단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틀릴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따라갈 때는 앞선 곳이 이미 검증했습니다. 먼저 가면 검증된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틀렸을 때 되돌리는 비용도 큽니다.
위험이 클수록 무엇을 보고 그렇게 정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전략을 수행하는 방법이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달라졌습니다.
직접 개발할 수도 있고, 위탁할 수도 있고, 기술을 사 올 수도 있고, 함께 할 수도 있습니다. Open R&D가 일반적인 방식이 됐습니다.
어느 방법을 쓸지도 기획의 판단입니다.
그런데 무엇을 할지 정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일은 밖으로 낼 수 없습니다.
수행하는 방법은 고를 수 있고, 기획은 고를 수 없습니다.

관리 범위가 사업화까지입니다

그러면 기획을 다시 정의해야 합니다.
전략 수립에서 사업 성과까지가 하나의 관리 범위입니다.

책임이 아니라 관리입니다

결과가 나쁘면 기획 탓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때까지 계속 보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착수하고 나면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요.

무엇을 관리하는가

의사결정 — 무엇을 정했나

전제 — 무엇을 그대로일 거라고 보았나

검토 의견 — 무엇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나

셋 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그리고 지표로는 담기지 않는 것들입니다.

인텔리전스부터 사업화까지 상시 모니터링입니다

이것들은 착수 전에만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보고, 그것이 전제를 건드리는지 보고, 전제가 흔들렸으면 계획을 고칩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사업화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봅니다.
한 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보는 것입니다.
기획의 관리 범위가 곧 이 전체입니다. 인텔리전스에서 시작해 사업 성과까지, 상시 모니터링이 업무 범위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역할에 붙입니다

여기서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업무에 사람을 직접 지정하는 것입니다. "이건 김 박사가 맡습니다."
그러면 사람이 바뀔 때마다 업무가 떠돕니다. 그리고 사람 이름은 문서에 잘 안 적히니, 결국 구두로 정하게 됩니다.

세 층으로 나뉩니다

무엇인가 얼마나 자주 바뀌나
업무 전략 수립, 과제 선정, 사업화 검토 잘 안 바뀜
역할 전략 책임자, 과제 책임자 거의 안 바뀜
사람 개인 자주 바뀜

업무에 역할을 붙이고, 역할에 사람을 지정합니다.
그러면 사람이 바뀌어도 업무는 그대로 있습니다. 역할에 앉는 사람만 바뀝니다.

역할도 마스터입니다

역할을 그때그때 만들어 쓰면 같은 자리가 여러 이름으로 남습니다.
시약이나 장비처럼 역할도 목록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목록에서 골라 씁니다.

그리고 역할에는 계층이 있습니다

전략 계층 아래에 프로젝트 계층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안에서 정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전략이 흔들리면 프로젝트 책임자가 혼자 결정할 수 없습니다.
어느 계층에서 결정할 일인지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건 사람의 직급이 아니라 역할의 계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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