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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관리' 재정의 — Paradigm Shift

DX·AIX 출발점 - 1

그동안의 관리 — 계획을 세우고, 지켜지는지 지켜보는 일

연구기획실의 일 년은 대개 이렇게 흘러갑니다.

연초에 계획(計劃)을 세우고, 분기마다 또는 월마다 실적을 체크합니다. 진행 상태, 곧 Progress Status를 확인해서 지연이나 문제를 조기에(早期) 발견하고, 계획을 재조정(再調整)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따라잡습니다.

그렇게 해서 연말에는 애초에 세운 목표에 도달합니다.

이 방식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많은 조직이 이 방식으로 관리하고, 뒤에서 다시 짚겠지만 지금도 유효한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하나의 전제(前提) 위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 계획을 세울 당시의 판단이, 지금도 맞다는 전제입니다.

항상성 — 정해진 값을 지키는 조절

생물학에는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체온을 37도로, 혈당을 일정 범위로 유지하는 것처럼, 정해진 기준값(Set Point)을 지키고, 벗어나면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조절 방식입니다.

계획 대비 실적을 체크해서 원래 목표로 되돌리는 지금까지의 관리 방식은, 정확히 이 항상성의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알로스타시스 — 기준 자체가 바뀌는 조절

1988년 Sterling과 Eyer는 생물학에 다른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알로스타시스(Allostasis)입니다.

"변화를 통한 안정(Stability through Change)"이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기준값 자체가 맥락에 따라 예측적으로(豫測的) 바뀝니다.

심박수가 운동 중에는 올라가고, 혈압이 일어설 때 조정되는 것처럼, 고정된 값을 지키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한 값으로 기준 자체를 갱신하는 방식입니다.

지금 R&D·마케팅·신사업에서 벌어지는 일

경쟁사가 우리보다 앞선 방식으로 같은 문제를 풀었다는 논문이 나왔다면, 혹은 우리가 겨냥하던 시장에 경쟁력 있는 신생 벤처가 등장했다면 어떻습니까.

이건 "계획대로 안 되고 있다"는 지연 신호가 아닙니다. 계획 자체가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이때 이 정보가 들어오면 계획서 어디를 다시 봐야 하는지, 누가 그걸 판단해서 계획에 반영하는지가 정해져 있는 조직은 많지 않습니다.

대개는 담당자 개인이 우연히 그 논문을 보거나, 누군가 회의에서 언급해야 계획이 움직입니다.

다만, 모든 프로젝트가 같은 이유로 바뀌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하나 분명히 할 게 있습니다.

수주형(受注型) 프로젝트는 여전히 Homeostatic한 관리가 맞습니다. 건설, 엔지니어링, 계약 기반의 시스템 구축처럼 계약(契約)으로 목표가 이미 고정된 일은, 진행 상태를 체크하고 지연을 조기에 잡아내는 기존 방식이 지금도 유효합니다.

목표 자체를 바꿀 권한이 애초에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R&D 프로젝트, 마케팅 캠페인, 신사업처럼 목표 자체가 아직 유동적(流動的)인 일은 다릅니다. 이런 프로젝트에서 "계획을 지켰는가"만 체크하면, 정작 물어야 할 질문 — 이 계획이 지금도 맞는 방향인가 — 을 놓치게 됩니다.

구분 목표 맞는 관리 방식
수주형 (건설, 엔지니어링) 계약으로 고정 Homeostatic — 지연 조기 발견, 재조정
R&D, 마케팅, 신사업 유동적 Allostatic — 계획 자체를 갱신

계획을 갱신한다는 것 — 검토 대상의 폭이 넓어집니다

계획을 갱신(更新)한다는 건, 일정을 늦추거나 방법을 조금 바꾸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예전에 "계획을 수정한다"고 하면 대개 일정 재조정 정도를 뜻했다면, 이제는 검토되는 Option 자체가 넓어집니다.

구분 검토 대상
자체 개발 지금 하던 방식을 계속 유지
Outsourcing 외부 전문 기관에 일부 위탁
전략적 제휴 타사와 협력하여 리스크 분산
공동연구 대학·출연연 등과 공동 수행
기술도입 외부에서 라이선스 형태로 확보
M&A 극단적인 경우, 조직 자체를 확보

여기서 M&A를 넣은 건, 연구기획 담당자가 M&A를 결정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검토 범위가 이만큼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예전과 달라진 지점이라는 뜻입니다.

이 갱신 작업, 누가 합니까

관리는 계획 대 실적의 Progress Status를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내·외부의 관련 변수(變數)를 모두 고려해서 계획을 업데이트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갱신 작업 — 내·외부 변수를 계속 모아서 계획의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일 — 을 사람이 다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AI Agent가 이 모니터링·갱신 역할을 맡게 되면서, 사람의 역할은 점점 무엇을 선택할지 판단하는 쪽으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이 역할 구분은 이 시리즈 후반부에서 다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정리 — Homeostatic에서 Allostatic으로

지금까지의 관리는 고정된 계획을 지키는 항상성(Homeostatic)의 구조였습니다.

이제는 계획 자체가 내·외부 변수에 따라 계속 갱신되는 알로스타시스(Allostatic)의 구조로 옮겨가야 합니다.

다만 모든 일이 그런 건 아닙니다. 계약으로 목표가 고정된 수주형 프로젝트는 여전히 기존 방식이 맞고, 목표 자체가 유동적인 R&D·마케팅·신사업이 이 전환의 대상입니다.

그러면 우리 회사가 실제로 하는 업무는 무엇으로 나뉘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다음 편부터는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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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25년 동안 제약·바이오·화장품·화학·건설·제조 분야에서 R&D 관리 체계를 함께 만들어 왔습니다. 관리할 항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관리해야 하는지부터 함께 정리합니다. 이야기 나눌 자리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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