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R&D Insight - 'AI시대의 MOT' Post Update(2026-09-21) [이동]
전화문의 문의하기
R&D Insight남은 것이 KPI라는 말뿐입니다
기업의 재정의 57 / 102

남은 것이 KPI라는 말뿐입니다

기업의 재정의 - 1

오너가 있고, 그 오너에게 방향이 있었습니다. 공장과 설비가 있었고, 거기서 20년 30년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회사의 방식을 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기업은 그 셋의 결합이었습니다. 오너의 의도, 그것을 체화한 사람들, 그리고 설비.
이 정의가 오래 잘 작동했습니다. 별도로 무언가를 기록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방향은 오너가 알고, 방법은 부장이 알고, 설비는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셋 다 흔들렸습니다.

세 가지가 동시에 흔들렸습니다

하나, 환경이 너무 빨리 바뀝니다.
산업 간 경계가 없어지고, 변화의 속도가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3년짜리 전략을 세워도 1년이면 전제가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이게 문제가 안 됐습니다. 목표가 명확하고 단순하고 안정적이었으니까요. 빨리 실행하는 것이 경쟁력이었습니다. 지금은 무엇을 할지를 계속 다시 정해야 합니다.

둘, 한 사람이 한 회사에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평생직장이 끝났습니다. 개인은 자기 경력을 스스로 관리하고, 회사를 옮기며 쌓습니다. 이건 되돌릴 수 없고, 되돌릴 필요도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보면 하나가 무너집니다. 20년 있을 사람의 머릿속에 회사의 방식을 담아두는 방식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셋, 일을 사람만 하지 않습니다.
AI가 실무의 상당 부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료를 읽고, 정리하고, 초안을 만들고, 걸러냅니다.
그러면 기업을 사람의 집합이라고 부르는 것이 점점 어색해집니다. 사람 수가 회사의 크기를 말해주지 않고, 사람이 하는 일의 목록도 계속 바뀝니다.

옛 정의가 서 있던 세 조건

이 셋이 흔들렸다는 것은, 기업의 옛 정의가 딛고 있던 조건이 흔들렸다는 뜻입니다.

오너의 의도. 방향은 오너가 정했고, 오너는 오래 있었습니다. 지금은 오너십이 분산되고 경영진이 바뀝니다.

체화한 사람들. 회사가 일하는 방식은 문서가 아니라 사람에게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사람들이 몇 년이면 다른 자리로 갑니다.

설비와 자산. 공장이 곧 회사였습니다. 지금은 외주와 협업이 늘고, 가치의 상당 부분이 무형입니다.

셋 중에서 첫 번째가 가장 큰 변화를 남겼습니다. 오너가 물러난 자리에 무엇이 들어왔는지를 봐야 합니다.

오너가 물러난 자리

오너십이 방향을 제시하던 구조가 바뀌면, 그 자리에 이사회가 임명한 경영진이 들어옵니다.

그러면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그 경영진이 회사의 이익대로 움직이는가.

이걸 대리인 문제라고 부릅니다. 맡긴 사람과 맡은 사람의 이해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것이죠. 경영진은 자기 임기 안의 성과로 평가받으니, 3년 뒤에 열매를 맺을 일보다 올해 숫자가 나오는 일을 고르기 쉽습니다.

서구에서 BSC가 나온 배경이 이것입니다.

재무 지표 하나만 보면 단기 성과에 치우칩니다. 그래서 고객, 내부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까지 네 관점을 같이 봤습니다. "이 경영이 회사를 지속 가능하게 하고 있는가"를 여러 각도로 확인하려는 장치였습니다.

국내에는 오너가 있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국내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오너 경영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오너는 자기 회사이니 대리인 문제가 덜 절박했습니다. 방향은 오너가 정하고, 오래 있을 것이고, 굳이 여러 관점으로 확인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경영 기법은 유행처럼 들어왔습니다. 왜 그것이 필요한지를 겪지 않은 채 형식만 들어온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나. 남은 것이 KPI라는 말입니다.

네 관점의 균형도, 그것들 사이의 인과 관계도, "무엇을 왜 재는가"에 대한 논의도 빠졌습니다. 숫자 목표를 정하고 연말에 달성률을 따지는 것만 남았습니다.

KPI가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회사가 그것으로 운영되고 있고, 없는 것보다 낫습니다. 다만 그것이 원래 무엇을 풀려던 장치였는지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국내에도 오너 경영이 아닌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BSC가 풀려던 그 문제가 이제야 실제로 도착하고 있는데, 손에 남은 것은 KPI라는 말뿐입니다.

대리인 문제는 경영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경영진에만 두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모든 직원에게 같은 구조가 있습니다.

개인의 목표와 회사의 목표가 완전히 같을 수는 없습니다. 개인은 자기 경력을 관리하고, 자기가 평가받는 것에 힘을 씁니다.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같은 일을 맡겨도 사람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어떤 담당자는 왜 그렇게 정했는지까지 정리해두고, 어떤 담당자는 결론만 남깁니다. 둘 다 자기 일은 했습니다.

이걸 태도나 성실성의 문제로 보면 답이 안 나옵니다. 사람을 바꿔도 같은 일이 반복되니까요.

그리고 앞에서 본 두 번째 변화가 여기에 겹칩니다. 사람이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그러면 정리해두는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이 떠나면 다시 원점입니다.

재택을 해보고 알게 된 것

2022년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R&D 교육 과정에서 발표를 하나 했습니다. Open R&D가 주제였는데, 시점이 특별했습니다.

코로나를 막 지나던 때였습니다.

재택이 확산되면서 뉴노멀이라는 말이 회자됐고, 기업이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됐습니다.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있지 않으니까요.

옆자리에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시스템에 접속해서 일해야 했습니다.

그때 드러난 것이 있습니다. 시스템에 안 들어 있는 것은 없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사무실에 있을 때는 몰랐습니다. 문서가 부실해도 물어보면 됐고, 규칙이 애매해도 관행으로 굴러갔습니다. 떨어져 있으니 그게 다 드러났습니다.

그 발표에서 그린 도식 한쪽에 두 줄이 적혀 있습니다.

법인 Sustainable
개인 Replaceable

Replaceable이라는 말이 차갑게 들릴 수 있는데, 뜻은 다릅니다. 사람이 바뀌어도 회사의 일이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개인이 가벼워서가 아니라, 개인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시대에 회사가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같은 발표에 이런 구분도 있었습니다.

바뀔 수 있는 것 바뀌지 않는 것
이사회, CEO·CTO, 종업원 무형의 Facilities — Process, Rule, DB

사람은 다 바뀔 수 있는 쪽입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무형의 Facilities입니다.

당시에는 방향은 맞았는데 그것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두 개의 문제가 남았습니다

지금까지를 정리하면 문제가 둘입니다.

하나는 연속성입니다. 사람이 바뀌면 그 사람이 알던 것이 같이 나갑니다. 회사는 이어지는데 회사의 판단은 끊깁니다.

다른 하나는 정렬입니다. 머물러 있는 사람도 회사의 목표대로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경영진에게도 있고 직원에게도 있는 문제입니다.

두 문제의 답이 다르지 않습니다.

역할이 정의되어 있으면 개인의 판단과 회사의 목표가 어긋나는 폭이 줄어듭니다. 무엇을 책임지는지가 분명하니까요.

판단이 기록되면 개인의 선택이 회사의 맥락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떠나도 남습니다.

앞선 글들에서 역할을 정의하고 결정을 기록하는 이야기를 계속해 왔는데, 그것이 이 두 문제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인수인계를 잘하자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여기까지가 왜 다시 정의해야 하는가입니다.

옛 정의의 세 조건이 다 약해졌고, 오너가 물러난 자리에 대리인 문제가 남았고, 그것을 풀려던 장치는 형식만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머물지 않고, 일은 사람만 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러면 기업은 무엇으로 정의되어야 합니까.

사람의 집합도 아니고, 설비의 집합도 아니고, 오너의 의도도 아니라면 무엇이 남습니까. 그리고 AI가 일을 나눠 맡는 시대에 그 답은 어떻게 달라집니까.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저희는 25년 동안 제약·바이오·화장품·화학·건설·제조 분야에서 R&D 관리 체계를 함께 만들어 왔습니다. 이미 갖추신 것을 먼저 확인하고, 그 위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이야기 나눌 자리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NTACT US

Phone

02-6964-6836~8

Email

admin@erns.co.kr

Web

www.erns.co.kr
← 이전 글 AI를 도입하면 기록이 생깁니까, 기록이 있어야 AI가 옵니까 다음 글 → 회사가 자기 자신을 모르면, AI도 답을 못 합니다

관련 솔루션

R&D Insight 뉴스레터 구독

새로운 R&D 인사이트가 발행되면 이메일로 알려드립니다.

R&D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신가요?

25년간 축적된 도메인 전문성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합니다.

맞춤 구축 문의하기
카카오톡 상담